조용한 버스 창가
귀엔 네가 주던 이어폰
낡아버린 그 노래
가사를 아직 기억해
말을 망설이던 내게
웃으며 나를 안아주던 너
괜찮아 그 한마디가
내 등 뒤를 떠미는 것 같아
시간은 너무 빨리
우릴 어른이라 부르지
널 처음 불렀던
그날처럼 아직 서툰데
우리 여름 한가운데
떨리던 손 붙잡고
숨도 못 쉬고 널 안았던 밤
다시 돌아갈 순 없어
그래도 생각나면 그땐
이 골목을 지나
익숙한 길을 따라
걷다 보니 너의 집 앞에
내일 보자는 그 말이
너무나 당연했는데
소중했던 장면들이
하나 둘 흐릿해져 가는 걸
사랑해 이 한마디가
더는 내게 들리지가 않아
시간은 늘 그렇게
아무 일 없는 듯 흐르지
괜찮은 척했던
그날의 난 너무 어렸어
우리 여름 한가운데
떨리던 손 붙잡고
숨도 못 쉬고 널 안았던 밤
다시 돌아갈 순 없어
그래도 생각나면 그땐
이 골목을 지나
가끔은 묻고 싶어
혹시 나처럼
함께했던 그곳을
떠올리는지
그때 보잘것없는
초라했던 나를
안아주던 너를
아직 기다려
우리 뜨거웠던 여름
모든 게 처음이었던
잊히지 않는 우리의 온도
혹시 아무 이유 없이
그날이 떠오르면 그땐
이 골목을 지나